[괴담],[공포],[소설]91 [괴담]바퀴벌래 아침을 먹는다는 것이 건강에 있어서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는 나의 아버지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아침은 꼭 먹도록 교육시켰었다. 그래서 이른 새벽, 다른 고교생이라면 다 자고 있을 이 시간에도 나는 어김없이 일어나 아침을 먹는다. 귀하고 귀한 30분간의 아침 수면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지만 십수년동안 들인 습관이니 만큼 불평 같은 것은 없었었다. 그렇게 잠에서 덜 깬 멍한 정신으로 아침을 먹고 있을 무렵 발 밑으로 무언가 지나간다. "아이씨! 또 바퀴벌레네." 내 발 밑으론 바퀴벌레가 지나가고 있었다. 녀석의 움직임은 인간의 동작으로 잡기 힘들만큼 빨랐지만 나는 익숙 한 일인마냥 쉽게 발로 밟아버렸다. 짓눌린 녀석의 육체는 검회색의 끈적한 액체를 뿜어대며 찌그러졌다. 살생을 주시하고 있던 어머니는 밥맛이.. 2019. 7. 24. [괴담]아기의 방 한... 10년 전 쯤 이야기이다. 정확한 때를 밝히기는 좀 그렇다. 당시 질풍노도의 시기여서 그런지 몰라도, 하루하루가 너무 따분하고 지겨워서 차라리 죽고 싶었다. 누군가 나를 괴롭히는 것도, 내 일신에 뭔가 문제가 있거나 힘든일이 있었던 것 도 아니다. 그냥 우울하고 기분이 좋지 않은게 몇날 며칠이 지나자, 이러다 미칠 것 같아 훌쩍 떠나기로 했다. 어디가 좋을까 고르던 중 아직 크게 개발되지 않았던 삼척이 괜찮겠다 싶어 무작정 삼척으로 떠낫다. 아직 고등학생이고, 딱히 크게 돈을 모아놓은것도 없으니 오가는 차비 외에는 돈이랄 것도 없어 삼척에 도착하자마자 그곳 대합실에서 잠을 청했다. 그러다가 12시 쯤 되자 경비 아저씨가 쫒아내더라. 이른 여름이었지만 참 더웠던 기억이다. 밤에도 열대야로 힘들었는.. 2019. 7. 23. [괴담]새우니 기본적으로 기후는 자연에 영향을 준다. 기후또한 자연이지만, 지상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주까지 비롯된 인력과 태양광 등이 좌우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어려운 생각을 되뇌며 복잡하기 자신이 처한 상황을 되짚어보는 성철은 취미로 도보여행을 하는 중이었다. 무척이나 더웠다. 이미 소지한 생수는 동이 나 버렸다. 단지 물 때문에 자신의 가방이 무거워 질 것이 귀찮아서 적게 담아온 것이 실수였다. 조금만 물을 안마시면 장대비같이 우수수 쏟아져 내리는 땀에 체내수분은 몸에 바로 와닿을만큼 탈수현상을 일으켰다. 살기위해 물을 마신다, 하지만 곧 보충된 수분은 다시 빠져나가 버린다. 여름이 점점 더워진다 싶었지만, 올해 여름은 악명이 자자한 동경의 여름마냥 살인적이었다. 더군다나 인적이 아예 없는 길인지라, 흔.. 2019. 7. 23. [괴담]재수좋은날 “형씨는 오늘 재수 없는 날이 될 거야” 지하철을 탈 때부터 따라다니면서 돈 달라고 구걸하던 노인네는 내가 끝까지 돈을 주지 않자 더러운 소리를 내뱉었다. 그리고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시치미를 뚝 떼고 반대편에 앉아계신 아주머니에게 다가가 구걸을 해댔다. ‘미친 노인네가 망령이 들었나? 한 푼만 달라고 굽실거릴 때는 언제고’ 거지 노인네의 이중적인 태도에 기분이 더러워졌다. 안 그래도 비오는 날씨라 기분이 울적했는데 기분이 더욱 다운됐다. 아침부터 지하철에서 구걸이나 하는 저런 거지한테 상소리를 듣다니. 나는 더러워진 기분을 조금이나마 드러내기 위해 노골적으로 거지 노인네를 노려보았다. 그 노인네는 내가 쳐다본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연신 불쌍한 표정과 몸짓을 지어가며 반대편 아주머니에게 구걸을 했다... 2019. 7. 23.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