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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공포],[소설]/[공포 괴담]91

[괴담]전봇대 변압기 '오늘 시험은 그럭저럭 치뤘는데, 내일이 걱정이네' 시험기간이다. 요 몇 주 동안 올림픽 중계보랴 경기장 쫓아 다니랴 정신이 없었다.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표를 강매하면서까지 올림픽 관람을 독려하였기에 주말이나 휴교일에는 친구들과 경기장 이곳저곳을 무던히도 돌아다녔다. 태어나서 그렇게 외국인을 많이 본 적이 없었기에 사람 구경만 해도 신기하였다. 온통 머리 속에는 올림픽으로 꽉 차있었고, 수업도 귀에 들어올리도 없었고, 쉬는 시간과 방과 후에는 친구들과 올림픽에 관한 이야기를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문제는 올림픽 끝나고 바로 시작된 중간고사다. 올림픽이 끝나자 중간고사 일정이 나오고, 공부를 하려고 책을 펼치자 그야말로 '이런 걸 언제 배웠지? 시험 범위를 내가 잘못알고 있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2학.. 2019. 7. 24.
[괴담]컨베이어 회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이 다가온다. 얼굴은 파란 유리로 가려져 있다. 유리에 형광등이 비쳐서 가끔 번쩍인다. 얼굴을 알아볼 수가 없다. 그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마네킹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들이 내 양 옆에서 팔을 잡는다. 수갑이 뒤로 체워져 있어 반항할 수도 없다. 순순히 그들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방을 나와 복도로 들어섰다. 거기에도 회색옷의 사람들이 서 있다. 모두 얼굴은 파란 유리로 가려져 있다. 검도 호구를 쓰고 있는 것 같은 모양이다. 이들은 말을 하지 않는다. 처음부터 말을 못했던 것일까ⓒ 아니면 이곳의 관리인으로 오면서 말을 없애버린 것인가 파란 유리 속의 얼굴을 상상해본다. 입이 없는 그런 모습이다. 눈은 충혈된 체로 굳어져 있고, 녹색 파충류의 껍질 같은 피부를 하고 있을 것 .. 2019. 7. 24.
[괴담]아들에게 해주는 무서운 이야기 - 아들, 우리 인터넷 안전에 대해 얘기 좀 할까? 아들 옆에 앉으며 물었어요. 아들은 노트북으로 공공서버에서 마인크래프트를 하는 중이었는데 눈은 모니터에 고정되어 있었죠. - 게임 좀 잠깐 멈춰봐. 결국 게임을 끄고 노트북을 덮은 뒤 저를 쳐다봤어요. - 아빠 이번에도 싸구려 무서운 얘기에요? - 뭐,.,?! 전 상처받은 척을 하고는 그를 향해 웃으며 말했어요. - 난 네가 내 교훈이 담긴 이야기들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마녀, 유령, 웨어울프, 트롤 같은걸 만난 아이들 얘기를 해주며 키웠거든요. 다른 부모님들도 그렇듯이, 저도 이런 이야기를 이용해 아이들에게 안전과 도덕성에 대한 교훈을 주고는 했죠. 우리집 같은 편부 가정에선 모든 육아 수단을 사용해야 하는 법이잖아요. 아들이 얼굴을 찌푸렸어요. .. 2019. 7. 24.
[괴담]또 다른 세계.TXT 빌 러프넥은 일어난 뒤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래서 눈을 감고, 한차례 기지개를 켰다. 찌뿌드드한 몸이 개운해진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내 자신이 완벽히 정신을 차렸다는 생각이 들자 눈을 떴다. 여전했다. 그는 감옥안에 누워있었다. 어젯 밤, 평소대로 직장을 마친 후 차를 몰고 집으로 왔다. 서류를 재검토 한 뒤에 자신의 침대에서 잠이 든 것이 분명하게 기억이 나는데. 지금 이 진풍경은 무어란 말인가. 우선, 왼쪽 손목에 느껴지는 쇠고랑의 차가운 감촉이 꿈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빌은 천천히 일어나서 방을 한번 훓어 보고는, 자신이 한번도 와본적이 없는 곳이라고 단정지었다. 어두운 회색 콘트리트가 전부였다. 단단해보이는 회색 벽이 사면을 꽉 막는 작은 방이었다. 자신이 깨어난.. 2019.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