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요제프 하이든
원제 : Symphony No.93 in D major(Salomon No.2)
하이든은 30년에 걸친 에스테르하지가의 생활로부터 해방되어 1791년에 그 동안 바라던 영국 방문을 단행했는데, 그때 약속에 따라 6개의 교향곡을 써서 스스로 지휘봉을 들고 상연했고, 그것이 「잘로몬 세트」라고 불리는 교향곡이다. 이 교향곡은 제1회 영국 여행 때의 6곡 중 두 번째에 해당하며, 1792년 2월 17일에 초연되었다.
제1악장 Adagio-Allegro assai.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한 목관의 느릿한 노래로 D장조 아다지오의 서주 (0:00-1:18)가 시작되면 현이 이를 부드럽게 감싸준다. 피아노 (p)로 여리게 시작하는 1악장은 당시로서는 형식적인 파격이었다. 두번째 목관의 노래 이후의 현의 진행은 D단조로 되어서 저현의 깊은 울림이 약간 음침한 기운을 내지만 이내 활기찬 제 1주제부로 넘어간다. G장조인 제 1주제부 (1:18-1:52)이후는 비바체로 활기차게 연주된다. 바이올린에 의해 주제가 제시되면 금관에 의한 리듬형 (3개의 8분음표+1개의 4분음표)이 강조되는 포르테부가 뒷따르고 다시 피아노로 잦아든다. 경과부 (1:52-2:29)에선 제 1주제가 다시 등장하지만 이어지는 포르테부분에 새로운 음형들이 나타난다. 다시 제 1주제부의 피아노부와 예의 리듬형이 등장하는 포르테부가 재등장하는데 이번엔 B단조로 전조되어있다. 전형적인 소나타 형식답게 제 1주제에 비해 훨씬 귀엽고 앙증맞은 제 2주제부 (2:29-3:09)는 5도위의 D장조로 되어있다. 제 2주제부의 후반은 코다에 쓰이는 종결 주제가 현에 의해 등장한다. 종결악절 (3:09-3:27)에서는 앞선 주제들이 적절히 섞이면서 자연스럽게 제시부의 반복으로 넘어간다 (크나퍼츠부슈의 연주는 제시부 반복없이 바로 전개부로 진행된다).
전개부 (3:27-4:12)는 제 1주제의 간단한 제시후 앞선 경과부에 등장한 음형을 이용, 다양한 전조를 계속하는 포르테부가 주가 되는데 긴장이 최고치에 이르는 곡의 클라이막스를 이룬다. 재현부 (4:12-5:48)는 제 1주제가 완전히 재현되면서 시작된다. G장조로 변한 제 2주제의 재현후 제 1주제가 발전해나가다 코다 시작직전에 마무리된다. 코다 (5:48-6:46)는 앞선 긴장을 풀어주듯 호른이 연하게 울리는 것을 시작으로 제 1주제와 종결주제를 재현해보이고 앞선 리듬형을 화려하게 강조하며 끝맺는다.
제2악장 Largo cantabile.
쉽게 구조가 파악되는 간단한 변주곡 형식이지만 그 고전적인 간결함과 아름다움은 대단한 악장이다. 변주를 통해 주제의 선율은 바뀌지 않는다. 주제 (0:00-1:07)는 현에 의해 p로 시작했다가 반복할때는 pp로 고요히 잦아든다. 드디어 ff로 팀파니의 타격을 동반한 '놀람'의 음이 강하게 울린다. 다시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현만의 p로 돌아오고 반복에선 플룻과 오보에가 선율에 참가한다. 제 1변주 (1:07-2:13)는 다시 팀파니의 강타로 시작한다. 제 1 바이올린의 16분음표에 의한 반주위에 제 2바이올린이 이번엔 선율을 노래하고 뒤에 플룻이 반주에 동참한다. 제 2변주 (2:13-3:26)는 C단조로 바뀌면서 첫 4마디는 목관과 저현의 선율은 분위기를 어둡게 바꾼다. 그러나 위로해주는 듯한 부드러운 현의 선율이 이어진다. 후반부는 현으로 연주되는 포르테의 강인한 질주를 시작으로 뒤에 금관이 참가하여 규모가 커졌다가 다시 맨뒤는 고요히 잦아든다. 제 3변주 (3:26-4:38)에서는 오보에, 플룻, 호른이 부드럽게 현의 선율을 장식해주며 이어지는 제 4변주를 준비하게 해준다. 2악장의 하이라이트인 제 4변주 (4:38-6:03)는 트럼펫이 화려하게 주제를 연주하면서 시작한다. 이때 제 1바이올린은 6잇단음표의 장식반주를, 나머지 악기들은 트럼펫의 선율의 뒤를 꾸며주며 리듬을 쳐준다. 반복에선 파곳과 현만이 고요히 주제를 변주한다. 클라이막스인 후반에선 트럼펫의 장식음이 관현악 정상에서 반짝이면서 투티를 장식하고 페르마타가 되어 길게 늘여준다. 그 뒤 여리게 2마디가 첨가되면서 곧 코다로 들어간다. 코다 (6:03-6:34)에서는 오보에와 파곳이 앞선 제 4변주의 긴장을 풀어주듯 여리게 연주하면서 마무리된다.
제3악장 Menuett allegretto.
미뉴엣이면서도 Allegro molto의 빠른 악장이다. 흔히 이 작곡자가 요구한 속도를 어기고 느린 춤곡으로 연주하는 음반들이 많지만 악보에 충실하려면 스케르초의 분위기가 나게 빠르게 연주해야한다. 미뉴엣 (0:00-2:11), 현과 파곳만으로 이루어진 트리오 (2:11-3:13), 다시 미뉴엣 (3:13-4:30)이 재현되는 구조로 되어있다.
제4악장 Presto ma non troppo.
제 1주제와 제 2주제를 가지고 중간에 전개부를 가진 점은 소나타 형식을 닮았고 주제부가 반복될때마다 사이사이에 경과부들이 끼어드는 점은 론도형식이어서 이른바 론도 소나타 형식을 가지고 있다. 경쾌한 무곡풍의 제 1주제가 제시되면 (0:00-0:34) 포르테의 무궁동적인 16음표로 진행하는 바이올린과 저현과 호른에 의한 동기가 등장하고 후반에는 제 1주제도 등장하는 제 1경과부 (0:34-1:06)가 이어진다. 이어서 가벼운 리듬을 타고 여유있는 제 2주제 (1:06-1:18)가 제시되자 다시 포르테의 제 2경과부 (1:18-1:32)가 끼어든다. 소나타 형식의 전개부로 볼 수 있는 제 1주제의 재현 (1:18-1:41)이 끝나기가 무섭게 트럼펫이 참가하는 포르테의 제 3경과부 (1:41-2:11)에 들어간다. 이 부분은 4악장의 하이라이트 부분에 해당한다. 다시 제 1주제가 재현 (2:11-2:19)된 뒤에 저현의 울림이 인상적인 포르테의 단조부분이 이어지는데 이는 제 4경과부 (2:29-2:42)에 해당한다. 다시 제 1주제가 재현 (2:42-2:57)되고 이어지는 제 5경과부 (2:57-3:07)는 제 1경과부의 후반의 재현에 해당하며 앞서와 같이 제 2주제 (3:07-3:21)도 재현한다. 코다 (3:21-4:03)에선 제 1주제의 동기가 목관에 의해 제시된 후 4악장에서 또다른 '놀람의 효과'에 해당하는 팀파니의 강하게 내려치는 연타를 시작으로 - 비록 이부분이 강조되지 않는 연주들이 많지만 - 경쾌히 질주하며 종결 짓는다.
한스 네퍼츠부쉬 (지휘자), 베를린 필 하모닉
이 교향곡에는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작품과 공통되는 것이 보이며, 그런 의미에서 각별한 흥미를 가질 수 있지만, 물론 하이든의 바탕이 흔들린 것은 아니다. 제2악장의 목가적인 우미함, 제3악장의 생생한 미뉴에트가 인상적이며, 전체를 통해 행복한 감정과 즐거움이 넘치고 있다.
잘로몬은 바이올린 연주가와 음악 흥행가로서 오래전부터 하이든에게 접근, 하이든을 영국에 초청해서 한번 일을 해 보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마침 하이든이 에스테르하지가를 그만둔 것을 계기로 그를 영국에 맞아들여 교향곡을 만들게 하고, 그것을 연주 지휘시켜 대성공을 거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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