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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공포],[소설]/[공포 괴담]

죽음

by 고자길동 2019. 7. 22.

 

나는 지금 내가 죽은 꿈을 꾸고있다. 아니면 정말로 죽었던가...
지금 나는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평소였으면 당연하게도 팔과 다리를 움직이고 촉각을 느낄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뇌를 제외한 모든 신경들이 다 떨어져 나간듯 힘이라는 것 자체를 쓸 수 없다.

살짝 두려워진다. 만일 내가 정말 죽은거라면? 그리고 이 아무것도 보이지도, 듣지도, 만지지도 못하는 상태가 영원하게 지속된다면?
점점 두려워지기 시작한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다. 뭐, 하루도 채 안지났을 수도 있고 몇년이 지났을지도 모르지. 하여튼 지난 날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것도 얼마만인지...
나는 착실한 기독교인이였다. 허구한 날 예수니 여호와니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성경이라는 소설을 맹신하며 그 귀중하던 일요일을 교회에 매진하며 보냈다. 평일에는 그저 열심히 직장에 다니던 회사원이였지.
그때는 예수를 믿으면 천국에 가는 줄 알았지. 지금은 뭐 다 개 뻥이란걸 알았지만.

종교에 대해 고뇌했다. 만일 내가 진짜 죽은거라면 지금 나는 생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할 것이다. 하, 죽으면 다 알거라더니만. 죽어서도 답을 찾지 못하는 신세라니...
혹시 지금 나는 영원한 지옥에 빠진건 아닐까? 기독교가 맞았다면? 그럼 난 왜 여기있을까?

정말 신기하다. 내가 아무리 기억하려 애써도 기억이 안나던 어린시절들이 갑자기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내 기억속엔 부모님도 계신다. 눈도 없는데 눈물이 쏟아질 것 같다. 소리를 지르며 눈물울 뽑아내고 싶지만 그럴수 없는게 더 한이 된다.

종교에 대한 잡생각은 더이상 하지 않기로 했다. 여기가 지옥이던 뭐건, 내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나갈 수 없는 곳이니 뭐...생각하면 머리만 아프다.

어릴때부더 꿈은 많이 꿔봤다. 그리고 이게 꿈이라면, 이렇게 생생하고 무슨 짓을 해더라도 깨고 싶은 꿈은 처음이다.

생각하는걸 포기했다. 그냥 나를 식물이라고 생각하자. 마음이 편해진다.




"박사님! 6번 샘플에서 흥미로운 결과를 보입니다."
연구원이 수조같은 곳에 담긴 뇌를 관찰하며 말했다.
"뇌파 수신장치가 거의 멈춘거나 다름 없어요. 스스로 죽은거나 마찬가지인데요?"

"장치에 이상 없는지는...뭐 그건 자네가 당연히 해봤을거고. 만일 이 실험 결과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정부애들이 좋아하겠구만. 혹시 모르니까 다른 뇌파 수신장치 다 6번으로 옮기고, 샘플과 장치에 이상 없는지 살펴봅세."
박사가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재차 확인해도 장치와 샘플엔 이상 없고 기억도 제대로 들어간 것 확인했습니다."
연구원이 말했다.

"이렇게 되면...본래 연구목적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에게 돈은 충분히 뜯어내겠군. 자, 논문 준비하러 갑세"
끼익ㅡ 문이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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