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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공포],[소설]/[공포 괴담]

[괴담]아내가 몰랐던 것

by 고자길동 2019. 7. 26.

결혼 15년차.


어린 나이에 결혼한 남편과는 특별한 갈등이나 다툼없이 잘 지내고 있다.



슬하엔 자식이 3명이 있으며 모두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모자랄 것 없는 돈, 화목한 가정, 반듯한 아이들...

이웃집 여자들은 모두 나를 부러워한다. 소박하긴해도 이 정도면 아내로서 엄마로서 남부러울 것 없이 행복하다.





게다가 내 남편은 정력이 좋은 편이다.





대물인데다가 40대 중반을 넘었음에도 여전히 단단하다.



그런 남편의 물건에 아직도 몇 번 씩 가버리곤 한다





이것 또한 이웃집 여자들의 부러움을 사는 요인 중 하나다. 얼마 전 남편이 발기부전증에 걸렸다며 한숨쉬던 옆집 여자가 떠오른다. 겉으론 위로했지만... 속으론 비웃었다.



 



하지만,





15년 동안 살면서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남편은 관계를 할 때 무조건 불을 끄고 했다.

커텐도 꼼꼼하게 치고 하기 때문에 서로의 실루엣만 간신히 보일 정도다.



종종 불을 키고 하자고 제안해도 남편은 딱 잘라 거절하곤 했다.



"밝으면 부끄럽거든."



언제나 내 부탁이라면 뭐든 들어주던 남편이지만 그 때만큼은 양보하지 않았다.

남편만의 취향이겠거니 하고 나도 이해하고 넘어갔다. 그와의 관계는 언제나 만족스러웠기에 나도 딱히 불만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아줌마들과 우리집에 모여 다과회를 하고 있었다.

어김없이 이어지는 아줌마들의 남편 뒷담화와 자식 걱정 아야기들.... 나는 적당히 위로하는 척 하면서 속으론 우월감을 느끼곤 했다. 흠 잡을 것 없는 나의 가족을 모두가 부러워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어느덧 대화는 여자들끼리의 음담패설로 이어졌다. 남자들의 대화보다 여자들의 대화가 더 은밀하도 야하다. 이 때만큼은 나도 귀를 기울이고 집중한다.



다른 남자와의 불륜, 호스트바에서 만난 남자 이야기, 외국 여행에서 동친한 흑인 이야기... 이런 이야기는 조신하게 살고 있는 나에게 일탈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곤 했다.

그러다 문득 대화주제는 자기 남편의 성적 능력에 대한 자랑 혹은 불만으로 옮겨갔다.



"사모님 남편은 어때요?"



갑자기 옆집 여자가 내게 질문을 했다.



"어머, 제 남편이요..?"



"네네. 우리 사모님 남편분은 얼굴도 준수하시고 매너도 좋던데... 침대에서도 매너가 좋으신가? 아니면 침대에선 힘 못 쓰는 스타일? 호호호"



간드러지게 웃는 아줌마들.





분명 속으로는 '네 년한테 걱정거리 쯤 하난 있겠지.' 라는 의도에서 물어본 것이리라.



나는 그 기대를 깨주기로 했다.



"자세히 말씀드리긴 뭐하지만... 남편이 워낙 대물이고 단단해서... 젊었을 땐 마냥 좋았는데 나이가 드니 요즘엔 힘들단 생각도 드네요."



걱정투로 말했지만 은근한 자랑조로 말한다. 아줌마들이 나를 시기어린 눈빛으로 노려보는 게 느껴진다.



"이야 부럽네요."



남편이 발기부전증으로 고생하는 옆집 여자가 한숨을 쉰다.



"저어.. 그런데 평소 남편분께서 운동을 자주 하시는 거 같던데... 실제로도 근육질이신가요?"



처음 받아보는 질문.



나는 당황했다.



사실 나는 남편의 몸을 자세히 본 적이 없다.



샤워도 같이 한 적이 없고, 관계할 때도 불을 끄고 했으며, 관계가 끝나면 곧죽어도 옷을 입고 자는 게 남편이었다.



"몸에 흉터가 있는 게 부끄러워서 그래."



... 라는 게 남편의 변명. 연애할 때야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패턴이 익숙해지면서 그냥저냥 신경쓰지 않고 살아왔었다.





"확실히 만졌을 땐 근육질인 거 같았는데요..."



"음? 만졌을 때요? 눈으로 보셨을 때는요?"



"그...그게..."





나는 조금 망설이다가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 여자들 앞에거 내 비밀을 털어놓을 생각은 없었지만



사실은 나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생긴 의구심이 있었기에



남편의 그 '습관'에 대해 말했다.





"확실히 이상하긴 하네요."



"혹시 몸에 정말 흉터가 있는 건 아닐까요?"



"아니면 문신이라든가..."



"하지만 그 정도로 그렇게 가릴 정도는 아니지 않나?"





아줌마들의 여러 추측들이 난무했고, 들으면 들을 수록 나 또한 여러 생각들이 머리에 뒤엉켰다.



"오늘 밤 확인해보시는 건 어때요?"



옆집 여자의 말이 내 가슴을 두들겼다.





15년 넘게 암묵적인 금기로 여겨졌던 남편의 몸.



그 베일을 벗겨보는 것이다.



그 베일 안에 있는 것이 어떤 것이든간에 남편을 여전히 사랑할테니... 큰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했다.

남편 또한 날 이해해줄 것이다.



그렇다. 우리 부부에게 어떤 의심이나 비밀이 있어선 안 된다.



사실 이런 결심이 때늦은 것이긴했다.

15년이라니... 다른 생활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그냥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그 금기가... 지금에와서 갑자기 호기심을 자극했다.



나는 오늘에야말로 남편의 몸을 눈으로 볼 것이라 다짐했다.







아줌마들이 떠나고 밤이 되었다.





아이들이 모두 잠든 것을 확인한 후에



남편에게 신호를 보냈다.





군말없이 받아들인 남편은 여느 때처럼 불을 끄고 커텐을 친후, 옷을 벗었다.



남편이 옷을 다 벗고 한참 나와 관계를 맺고 있을 그 때.



방심한 틈을 타서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불을 켰다.





"아앗!"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남편은 어찌할 줄 모른 채 비명을 질렀다.



그 때 나는 보았다.





나는 충격으로 기절하는 줄 알았다.







남편의 하반신에 달려있는 것은 사람의 성기가 아니라



커다란 딜도였다.





사람의 피부처럼 생긴 가죽을 씌우고, 하반신에 벨트로 고정시키긴했지만.... 그것은 확실하게 딜도였다.





"당...당신 어떻게....?!"





그랬다.



남편의 물건은 딜도였다.





"언...제부터 그런거야?"





나는 힘겹게 물었다. 충격으로 손이 떨리고 다리에 힘에 풀릴 것만 같았다.







"당신과 처음 만날 때부터 기구를 썼어."





"세상에... 그럼 그렇게 악착 같이 불을 껐던 것도...?"





남편은 말 없이 몸에 고정된 벨트를 풀었다.

침대 위로 딜도가 툭, 하고 떨어졌다.





남편에겐 음경이 없었다. 물건이 있어야할 부분엔 작은 구멍이 하나 있을 뿐이었다.





"어릴 때 사고로 절단됐어. 그 동안 속인 건 미안해. 당신을 사랑해서 어쩔 수 없었어."



"이 사기꾼!!! 날 속였어! 어떻게 15년 씩이나..."



나는 쏟아지는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사랑하는 남편에게 속아왔다는 생각에 너무 분하고 슬펐다.







남편은 의연했다.



언젠가 이런 날이 올줄 알았다는 듯이.







"그래. 난 사기꾼이야. 당신을 속였어. 그겅 정말 미안하게 생각해."





남편은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나는 계속 눈물을 흘리며 남편을 보았다.





남편은 옷장을 열어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사실 그 동안 속인 게 미안해서 나도 차마 물어보지 못한 게 있었어."





"그게 무슨..."





남편의 목소리는 싸늘하게 굳어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분명 남편은 내게 울며불며 사정을 해도 모자를 입장일터...



그런데 이 차가움은 뭐지?





"이왕 이렇게 내 비밀이 까발려진 김에... 하나만 물어볼게 여보."



남편은 고개를 돌려 너를 보았다.



남편은 붉게 눈이 충혈된 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지금 우리집에서 자고 있는 애들은... 도대체 누구의 자식들인거야?"







남편은 한 손에 골프채를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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