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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공포],[소설]/[공포 괴담]

[괴담]도서관 컴퓨터에서 USB 하나를 주웠습니다

by 고자길동 2019. 7. 24.

 

 

도서관 컴퓨터에서 USB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심리학과 학생의 것으로 보이는데 '실험' 관련하여 28개의 파일이 저장되어 있어요.



패트리샤 흄 (주: USB의 주인)
10/15/2009
PSY 403 (주: 심리학 4학년 수업)
샌더밸 박사님 (주: 패트리샤의 담당교수)


<두려움과 기억력 감퇴의 연관관계>


I. 현장분석
리서치 페이퍼 대신에, 4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현장 연구를 하기로 했다.실험에 참여한 사람은 서로 연령대가 다르며,

각자 이성의 피실험자와 짝지어졌다.

- 일라이자, 남, 25세
- 태비사, 여, 25세
- 맥스웰, 남, 18세
- 애스펜, 여, 18세


죽음과 사후세계에 대한 피실험자의 선입견을 가지고 실험에 임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이 4명에게는 실험의 목적을 고의로 잘못 알려주었다.


피실험자들은 이 실험이 속궁합에 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4명의 피실험자는 약 16개의 침실과 꼭대기에는 20 에이커의 울창한 숲지대가 있는 커다란 저택에서,그들이 선택한 방에서 동갑인 이성과 지내게 된다.


숨겨진 카메라와 마이크들이 장착되어 있다고 설명해주었으나,숲지대에 문이 잠긴 작은 판잣집이 있다는 것은 말해주지 않았다.두 명의 실험 보조와 나는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그 곳에서 지낼 것이며,그 곳에서 우리는 가능한 그 집에서 실험 참여자들에게 공포를 조성할 것이다.나는 이 실험을 위해 서로 모르는 사이의 두 사람을 신중하게 선택했다.


이 글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나는 일어나는 일들을 실시간으로 기록하는 중이다.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어서 이렇게 하는 거지만,나와 실험 참여자들은 위험을 각오하고 있다.


로즈우드 저택은 (주: 실험장소)에서는 스무 해가 넘는 긴 시간 동안 저택의 주인이 연루된 살인 사건들이 일어났던 곳이다.여태까지 다섯 일가가 이 곳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추측일 뿐이지만 흔히들 한명이 모든 살인 사건을 저질렀다고들 믿고 있다.그가 죽을 때까지 살인은 계속 될 것이라고도.


우리는 이 저택의 거주자들이 살해당하기 전, 최소한 5개월간 이 집에서 거주했다는걸 알아냈다.거주한 기간은 모두 달랐지만, 최소한의 5개월이란 기간은 4주 동안의 실험을 하는 우리에겐 일종의 안전장치가 되어주는 셈이다.그리하여, 흔치않게 현재형으로 쓰여지는 이 논문은 상황을 보고하는 형식을 띄고있다.두려워할 만한 건 없지만 조심해서 나쁠건 없겠지.


'왜 이 저택에서 성생활에 관련된 실험을 하는거죠?'라는 실험 참여자의 질문에,나는 실험에 필요한 방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라 대답했다.18살의 피실험자들은 그 전제를 받아들였지만 25살의 다른 피실험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반응이다.처음부터 서로 다른 연령대를 설정한 주된 목적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는 나이가 많은 피실험자들이 압력에 못 이겨 실험에 대한 정확한 기억을 더 많이 기억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나이가 들고 세상 돌아가는걸 알게 된 그들에겐 심령현상에 관한 의심이 방어막의 역할을 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강력한 자극을 받아 생기는 기억력 감퇴로부터 말이다.


믿지 않을 수록, 더 많이 기억하게 된다.이 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 논문의 본문은 그날그날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된 일기 형식으로 구성될 것이다.일기는 온라인에 백업되기 때문에,내가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누군가 내 연구 결과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덧붙여 - 교수님, 이 프로젝트를 위해 한 달간 수업 참석을 빼주셔서 감사합니다.안타깝게도 다른 교수님들은 돌아오기 전까지 해야할 과제를 잔뜩 남겨주셨지만, 이 실험을 할 수 있었던 기회에 비하자면 적은 대가였어요.




관심있는 분이 계시다면 USB에 저장되어 있는 일기도 올려볼까해요.4주간 실험하면서 거의 매일 업데이트한거 같아요.마지막 이틀은 빼구요.어떤 일기는 좀 짧긴한데 네 파트로 나눠서 올릴게요.파트 하나 당 일기 일주일치씩이요.





실험 1일째
10/17/2009
오후 8:05


노트: 샌더밸 박사님, 제가 집에 가서 수정하기 전에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이 글이 완성본이 아니란걸 알아주세요.사랑스러운 제 실험 보조들이 기술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더라구요. 좀 해결해주길 바랐는데..덕분에 직접적인 자료 화면은 올리지 못합니다.
주관적인 의견이 들어간 실증 자료를 일부 나열하고 있지만, 그저 기록하기 위함입니다.


네 명의 실험 참가자들은 현재 술에 취한 상태이다.이젠 이 실험이 속궁합에 관한 것이라 확실하게 믿고 있다.태비사(여, 25)와 애스펜(여, 18)은 거실 소파에 같이 앉아있고,
그 앞 바닥에서는 일라이자(남, 25)와 맥스웰(남, 18)이 누가 더 팔굽혀펴기를 잘하는지 내기를 하고 있다.맥스웰은 세 번째 위스키를 마신 뒤에 여자아이들의 환호성과 일라이자의 질투를 이끌어내며 입고 있던 셔츠를 벗어던졌다.


그러나 사실은, 지금 보이는 것이 우리 현장 실험의 목적이 아니다.나는 분위기를 손봐주기 위해 실험보조 가렛과 에드워드를 로즈우드 저택으로 보냈다.그들이 술을 발견하기 전까지만 해도 적절하게 불확실한 분위기로 하루가 시작됐더랬다.피실험자들이 확실하게 고립됐단 착각을 심어주기 위해, 어제 관리인을 만나 시설을 모두 점검했다.부모님께 조달받은 한 달치 저택 렌트비 2천 달러도 건네줬다.관리인은 마지막 살인사건 이후 이 저택에 관심갖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면서,이 정도 금액이라면 심지어 은행도 기뻐할거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전에 모든 것이 준비됐다.실험 참여자들은 오늘 각자 알아서 도착해서, 짐을 어디 둬야할지도 모르고 있었다.나는 4명에게 휴대폰 하나만을 허용했는데 그 휴대폰으로 내게 전화를 했지만 일부러 받지 않았다.내가 남겨둔 술 한 병이 아니었더라면 불길한 예감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술을 몇 잔 들이키고 나니, 그 저택을 자기집마냥 여기고 있었다.
아, 얘기가 옆으로 샜네. 이제 가렛과 에드워드가 거의 저택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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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0:20


오늘밤은 쉬엄쉬엄하기로 했다.가렛은 문에 있는 기둥에서 비추는 불에 반사되어,실루엣이 거실 창문에서 보이도록 자리를 잡았다.에드워드는 앞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천천히 키우면서.


"조용히 해."


애스펜이 말했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


그들은 모두 부엌에서 스툴에 앉아있었다.이제 두드리던 소리는 모니터를 통해 보고 있는 내게도 들릴 정도로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들었어?"


태비사가 다른 피실험자들에게 물었다.

일라이자만 제외하고 다른 피실험자들은 서로 걱정스러운 눈빛을 교환했다.아마 여자들 앞에서 남자다움을 과시할 기회를 노린 것이리라.일라이자는 가슴을 피고 문쪽으로 다가갔다.여자들 두 명은 살금살금 그를 뒤따랐다.맥스웰은 거실에 남아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창문 너머 가렛을 발견하고는 숨을 헉 하고 크게 쉬었다.


맥스웰은 다른 피실험자들에게 달려가 거실로 다시 데려왔지만,맥스웰이 창문을 보여줬을때 난 이미 가렛에게 돌아오라고 무전을 쳐둔 상태였다.그의 파트너 애스펜은 맥스웰에게 순 겁쟁이라며 조소를 퍼부었다.이로인해 맥스웰은 눈에 띄게 심신이 약해졌다.




실험 2일째
10/18/2009
오전 9:30


나는 맥스웰을 불러 어젯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관해 동영상을 찍자고 했다.


"어젯밤 괴물을 봤어요."


맥스웰이 카메라를 향해 말했다.


"큰 칼을 든 괴물이요."


그는 큰 칼을 꺼내드는 시늉을 했다.


"번뜩이는 큰 눈으로 절 쳐다봤다구요. 이 저택 뭔가 이상한 거 같아요.우린 여기 자러 온 줄 알았는데 분위기가 안 좋아요.밤중에 깨서 뒤뜰에서 여자들이 떠드는 목소리를 들었어요.뭔가 다 말라버렸다고 얘기했는데.. 완전 말라버렸대나 뭐래나."


마지막 부분이 흥미로웠다.나는 실험 보조들에게 내가 잠든 다음에 다시 집으로 간 적이 있냐 물었지만,그들은 고개를 저었다.


취했을때 봤다고 우기는 괴물과 비슷한,또다른 자기 기만의 한 형태가 아닐까 생각했다.
진짜로 여자들의 목소리를 들었을린 없을테니까.


"그나마 술이 있어서 다행이었어요.어젯밤 다 마셔버릴 양밖에 없었지만."


아예 남겨두지 말걸 그랬다.

그의 고백은 내 학설에서 크게 한 발 내딛은 것이었다.이것은 나중에 태비사와의 인터뷰로 좀 더 확실해진다.태비사는 문을 두드리던 소리를 뭔가 할퀴는것 같았다고 묘사했다. 
누군가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소리 같았다고.


이로써 약간의 공포와 술로 왜곡된 두 개의 터무니없는 진술을 얻었다.내가 들은 소리와 그들이 들은 소리가 달랐다면 모를까.타당하다고 보긴 힘들지만, 일단은 또다른 추론으로 적어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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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00


애스펜과 태비사가 저택의 서쪽 3층에 있는 공용 욕실에서 목욕 중이었다.그 둘은 어젯밤 꿨다고 우기는 꿈에 대해 얘기 중이었는데,카메라를 향해서가 아니라 서로가 하는 대화였다.


완전히 일치하진 않았지만 꿈 내용은 서로 비슷했다.저택 뒤에 있는 우물로 가려고 했고, 물을 뜨려고 양동이를 밑으로 내렸지만 막상 끌어올려보니 모래 뿐이었다는 꿈.


이게 술 때문일까?


둘 중 한명이 꿈에 대해 부풀리고 있다는게 오히려 설득력 있을 것이다.고립된 상황에 놓여지면 사회적 동물은 얼마 안되는 다른 개체로부터 동질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도를 넘을 수도 있는 법이다.예를 들면, 실제로 경험하지 않았지만 같은 경험을 한 척 하는 것 말이다.




실험 3일째
10/19/2009
오전 9:05


숙취때문에 하루를 쉰다 생각하겠지만 진짜 실험은 지금부터 시작이다.오늘 피실험자들은 20 에이커의 숲지대로 나갈 것이다.


맥스웰은 제일 꺼림칙해했다.아마 괴물과의 조우 때문일테지만 여자들 앞이라 그런지 두려움을 내보이진 않았다.

각각의 한쌍은 (일라이자와 태비사, 맥스웰과 애스펜) 저택의 끝에서 내가 숨겨둔 파란색과 빨간색 깃발을 찾아 숲지대를 다시 거쳐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이유가 우습긴 하지만) 서로를 향한 신뢰를 쌓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둘러댔다.


하지만 거기 우리가 진짜로 준비해둔 것은 가짜 핏자국과 (걱정과 호기심을 일으킬만큼의 적은 양이지만)찢어진 옷조각, 아직 연기가 나는 방금 끈 것 같은 모닥불이다.확실하게 알수 없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있다고 믿게 할 흔적들이다.오늘 밤 오후 5시에 결과를 적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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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30

피실험자들이 모두 멈췄다. 집 뒤에서 둥글게 모여있다.뭘 둘러싸고 있는건지 보이지 않는다. 에드워드를 보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거긴 카메라가 잘 비추지 않는 장소다.

어쩌면 피실험자들은 단지 멀리 가는게 두려운걸지도 모르겠다.전화하기 전에 뭘할지 결정할 수 있도록 30분 정도 시간을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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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00

피실험자들이 갖고 있는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더니,태비사가 받았다. 움직임이 없는걸 카메라로 봤다고 말하고 뭘 하는 중이냐고 물었다.


"이리와요."

"네?"


나는 조금 긴장했다. 내가 거기 있는걸 눈치챘던걸까?


"싫어요, 태비사."


지직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애스펜이 전화를 받았다.


"보여줄게 있어요."


그녀는 조금도 당황하거나 놀란 것 같지 않았다. 목소리는 침착하고 흔들림이 없었다.


"안돼요."


나는 모니터를 통해 주변 덤불에서 서서히 다가가는 에드워드를 볼 수 있었다.너무 가깝다.


"알잖아요, 그건 실험에 방해돼요. 게다가 난 지금 80km도 더 떨어져있는걸요."


"안된대요.."


애스펜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애스펜, 깃발을 찾지 그래요? 뭐 좀 찾았어요?"


내가 물었는데도 애스펜은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말하고 있었다.


"가자. 우리 그냥 안에 다시 들어가자."


영상을 통해 애스펜이 전화를 끊는 것을 봤다.전화를 끊은 뒤에도 한동안 모여있더니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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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00

가렛과 에드워드가 돌아왔다. 황무지에서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던 가렛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에드워드는 피실험자들이 서있던 곳을 조사하러 갔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뒤집혀져 있는 돌멩이 하나 없었다.


네 명의 피실험자는 마스터룸에 모여있다. 애스펜은 화려하게 장식된 커다란 옷장을 보고 있다.태비사와 일라이자는 침대에 서로 가까이 앉아있고, 맥스웰은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마이크가 고장난게 아니라면, 몇 시간동안 서로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는 중이다.


나는 이 실험을 다시 계속하기 위해서는 내가 방문한 것처럼 다시 차를 몰고 가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1-2km 떨어진 흙길에 차를 숨겨뒀다.하지만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태비사와 애스펜은 내가 오길 바란다고 했다.그리고 지금은 마치 강제로 오라고 하는듯이 행동하고 있다.


대체 이게 뭐람?그들에게 다시 연락하기 전에 좀 더 알아내야 했다. 뭔가 결정하기 전에.우리는 어제 오후부터 지금까지 녹화된 자료들을 다시 돌려볼 예정이다. 내일 안에 뭔가 쓸만한 걸 찾길 바라면서.뭔가 설명이 될만한 것 말이다.


아마 그들은 이 실험을 재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만약 그렇다면, 나에게 말할텐데..
뭔가 더 있다.





실험 4일째
10/20/2009
새벽 2:30


누군가 우리 판잣집 문을 두드리고 있다.지금 카메라를 보고 있지만 네명의 피실험자는 각자 방에서 자는 중이다.가렛은 부엌칼을 휘두르고 있고 에드워드는 방에 숨어있다.우리가 숨어있는 곳으로 통하는 출입구에서 카메라를 가리킬만큼 어리석지도 않을뿐더러,이 곳에는 창문 하나 없다.나가는 문도 하나 뿐이다.

나는 문득 지상에 있는 어린아이들 용 풀장을 떠올린다.물대신 피로 가득 찬...누군가 벽을 가르고 들어오거나..끈적거리고 엉킨 피들이 무너진 댐처럼 씻겨져 나가는걸 상상했다.아마 경찰들이 우릴 여기서 발견한다면 선홍색 찌개 안에 잘게 다져진 고깃덩이같은 모습이겠지.조금 겁이 났다.내가 여기 책임자인데...


문을 두드리던 소리가 그쳤다.마구 두드리는 소리는 아니였다.산 채로 가죽을 벗기려고 문을 마구 두드리는 그런 거친 소리는 아니였다.

생각해보니 이렇게 인적이 드문 곳에서 모르는 누군가였다는게 굉장히 신경쓰인다.


여기 온 지 겨우 4일째다.녹화자료 돌려 보느라 바쁘지 않았다면 누가 우리 쪽에 접근하는지 아마 알아챘을텐데.설상가상으로 에드워드는 녹화 장치가 되어있는 컴퓨터 타워에 커피를 쏟았다.이제 우리에게 남은거라고는 실시간 동영상 뿐이다.나든 아니면 문 밖에 있는 미친놈이든간에 둘 중 한 명이 에드워드를 죽여버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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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00

갑자기 깨달음을 얻었다.문을 두드린 사람은 그냥 관리인이었을지도 모른다.우리가 잘 지내는지 체크하려고 한번 들렸던거겠지.가렛과 에드워드에게 알리고 문 쪽으로 가려는데, 바닥에 내리꽂혔다.


- 죄송해요.


가렛 스스로도 약간 놀란듯 하며 말했다. 사실 나도 그랬지만.


- 이렇게 인적 드문 곳에서 새벽 2시에 아무나 문 그렇게 열어주면 안돼요.관리인일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잖아요. 관리인이었으면 관리인이라고 말을 했었겠죠.


그의 말이 전적으로 옳다.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생각해보게 만들었다.어제는 피실험자들이 이상하게 행동하고, 이젠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아주 조금은 긴장이 좀 풀린거같다.다른 방에서 에드워드는 내게 '좀 쉬셔야겠네요' 라고 말했다.에드워드를 다시 믿는건 어려울 것 같지만 일리 있는 말이다.에드워드와 가렛에게 내가 쉬는 동안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말라고,그 어떤 경우에도 내가 일어나기 전까진 밖에 나가선 안된다고 했다.


가렛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에드워드는 방에서 이상하게 웅얼거리는 웃음소리만 내고 있었다.난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지만.갑자기 너무 피곤하다.




실험 5일째
10/21/2009
아침 7:30


나는 16시간 30분간을 내리 잤다.그렇게 잘수있다는걸 생각조차 못했지만..그렇게 잤는데도 난 왜 아직 피곤한걸까.몸이 좀 안 좋은건가?고산병이라든지 식중독이라든지...
여전히 너무 피곤하다.


실험 6일째
10/22/2009
오전 1:10


맥스웰이 사라졌다.2시간 째 찾고 있지만 어디서도 보이지 않는다.가렛과 에드워드는 자기 방에서 자는 중이다.모니터엔 가렛과 에드워드가 남긴 포스트잇이 덕지덕지 붙어있지만 맥스웰이 떠났다고 남긴 내용은 없었다.그리고 이젠 지난 장면을 돌려 볼 수도 없다.
여기서 일어나는 일들이 점점 내 통제를 넘어서는 것만 같다.실험을 원래대로 다시 되돌려야 하지만, 맥스웰을 찾아 집 안에 다시 들이기전까진 불가능하다.


나는 맥스웰이 애스펜을 떠났다는 것조차 상상하기 힘들었다.가렛이 남긴 포스트잇엔 이런 말도 있었다.


[적어도 ㅅㅅ 실험은 성공적이다.]


나는 모니터를 통해 일라이자와 태비사가 침실에서 몸을 포개고 껴안고 있는걸 봤다.동쪽 아래층에선 애스펜이 커다란 침대에서 혼자 베개를 껴안고 있었다.맥스웰의 짐은 그 방에 있었다.만약 맥스웰이 떠나면서 짐을 가져가지 않았다면 이 실험에서 빠지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었다.긴급 상황이라 생각했기에 그들을 깨우기 위해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지만 전화벨만 그냥 계속해서 울리기만 할뿐이었다.


처음에는 뭔가 이상하단걸 알수 없었다.스피커를 통해 전화가 울린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난 스피커 볼륨을 줄이고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여전히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그들에게 준 휴대폰이 우리 판잣집 밖 수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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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30

에드워드가 먼저 일어났기에 에드워드에게 내가 전화하는동안 밖에서 전화기를 찾아보라고 했다.에드워드는 휴대폰을 찾은 뒤,피실험자들이 갓 일어날때쯤 저택에 몰래 들어갔다.나는 에드워드가 판잣집에 돌아오기 전에 저택 부엌 카운터 위에 휴대폰을 두고 오려고 은밀히 행동하는걸 지켜봤다.


가렛도 일어났다.가렛과 에드워드는 서로에게 이상하게 굴었다.확실히 긴장감이 감돈다. 이 실험을 계속하려면 풀어야할텐데..대충 모니터를 봐도 피실험자들도 (지금도 피실험자라고 불러도 될진 모르겠지만)정신이 없어보인다.냉기가 로즈우드 저택의 모든 것을 덮어버린 것만 같다.


애스펜은 자주 창 밖을 내다보곤 한다.뭔가 밖에 있는 것에 완전히 넋이 나간듯하다.
맥스웰일까?애스펜은 태비사가 방에 들어오자 같이 앉아 얘기를 나눴다.


태비사: 그게 다시 왔어요?

애스펜: 아뇨

태비사: 무섭죠..?


태비사가 애스펜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태비사: 나도 그래요.. 내가 누군가에게 언니가 되어본 적은 없지만, 지금 그런 존재가 필요하단걸 알아요.지난 며칠 간 우릴 놀래킨게 뭔진 모르지만 아마 그냥 동네 애들 장난일지도 몰라요.사람들이 이 집에 대해서 아는걸요. 맥스웰은 그럴 필요 없었는데...


태비사가 말을 멈추더니, 카메라들을 들여다보았다.태비사가 애스펜의 손을 이끌고 방 밖에 나가버린 뒤로는,어디선가 들리는 작은 웅얼거림 밖에 들리지 않았다.


내가 여태까지 적어둔 일기를 다시 읽어보니 주제에서 꽤나 벗어난 것 같다.방향을 잃은것 같지만 실험을 통찰하는게 아니라 속마음을 간파하는 것 같다.물론 아프기도 했지만, 이전엔 방향이 있었던건지 아니면 그냥 이 실험 전체가 실수였던 건지도 모르겠다.

내 실험 보조들이 맥스웰에 대해 아는게 아는지..다른 피실험자들이 맥스웰에 대해 아는게 있는지..내가 아팠던 동안 대체 뭐 때문에 저렇게 겁에 질려버린건지..알아내야겠다.





오후 12:05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우리 셋이 자리에 앉았다.내가 자는 동안 에드워드가 밖으로 나갔다는걸 알아냈다.에드워드는 여자애들 중 한 명이 걱정되서 그랬다고 했지만 가렛의 표정을 보니 에드워드가 모든 얘기를 해준건 아닌 것같다.


-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요!


나는 에드워드를 나무랐다.가렛과 나는 최근 들어 에드워드가 얼마나 숨기고 있을지 얼마나 놓친게 많을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됐다.


- 그래서.. 23 카메라에 있는건 에드워드 발자국인가요?


에드워드는 꽤나 오랫동안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조용히 아니라고 대답했다.23번 카메라는 건물 서쪽의 뒷편을 비추고 있었는데 에드워드는 동쪽 주변으로 갔다고 했으니까.단순히 발자국 몇 개가 있었던게 아니다.


- 가서 직접 확인해볼게요.


내가 겉옷을 집어들며 말했다.유쾌하진 않지만 더이상 기댈 곳이 없는 위치에 왔다고 느껴졌다.가렛이 에드워드를 뚫어지게 쳐다봤다.에드워드가 불편해하는게 내 이목을 끌었다.나는 좀 당황스러웠다. 내가 자는 동안 진짜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알아야만 한다.


- 제 발자국이에요.


에드워드가 말했다.


- 오늘 아침에 찍힌건 아니에요. 한 번만에 찍힌것도 아니구요.전 그저 우리 실험 정신을 지키려고 했던거에요. 두려움이요.


이제야 좀 말이 통하는거같다. 난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 날 일기에 적힌건 이게 다에요. 누군가 분명 손대거나 지운거 같은데..이거 밑에 이름이 [22 보조 에드워드]란 폴더가 하나 있는데요.문서 4개가 들어있지만 좋은 상태는 아니에요.어떤거 하나엔 단어 하나만 적혀있어요.무슨 일이 있었던건지 추측할 만한 정보는 별로 없지만,폴더 이름으로 보건대 아마 실험 6일차에 있었던 일들과 관련이 있는게 아닐까 싶어요.관심 가져 주시는 분들을 위해 제가 가진 정보는 모두 올리는게 맞겠죠.한 줄에 하나씩 써볼게요. 그 폴더에 있는 순서대로요.


22 Auxiliary Edward:

1. W
2. 에드워드의 가장 큰 실수는 처음을 놓친게 아니다. 
3. 증상이 보인다... 반사회ㅈ...
4. 반대되는 증거...



실험 7일째
10/23/2009
오후 3:00


에드워드는 더 이상 그들을 놀래킬 필요가 없었다. 그냥 정찰만 좀 하면 됐더랬다.피실험자들은 이제 우리의 마이크와 동영상 장치들을 피하는 법에 제법 익숙해졌다.이런 반항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솔직한 대화를 좀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에드워드는 이 곳에서 더 이상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게 됐다.그는 애스펜과 태비사를 겁주려고 갔었다.게다가 내가 아픈 동안 저지른 짓거리에 대해 잘못했다고 해놓고는 어젯밤에 여자애들을 겁주려고 다시 슬쩍 들어갔다 왔다.카메라를 보니 대담하다 해야할지 멍청하다 해야할지 일라이자 그 병@신은 야구 방망이를 들고 에드워드를 쫓아가고 있었다.

에드워드 녀석은 운이 좋았다.마침 맥스웰이 집에 돌아왔으니까.일라이자는 여자애들을 겁준게 맥스웰이라 생각했다.맥스웰은 일라이자가 화를 내는 것도, 야구방망이를 들고 설치는것도 전혀 신경쓰는 것 같지 않았다.


- 어디 있었냐,이 자식아.


일라이자가 말했다.에드워드는 3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큰 오크나무 뒤에 숨어있었다.



- 난 또 우릴 놀래키는 자식이 우리한테 또 왔나 했는데,너였구나?대체 뭐하고 있었던거야? 너 혹시 그거 찾았..


일라이자는 카메라를 쳐다보더니 말을 멈췄다.진짜 짜증난다.피실험자들은 카메라 위치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마치 카메라가 어디 설치되어 있는지를 알려주는 지도라도 있는 것 마냥.


- 안에서 말해줄게.


맥스웰이 낮게 대답했다.


- 카메라 범위에서 일단 벗어나자.


에드워드는 다시 돌아가려고 하고 있었다.나는 에드워드의 반항을, 저딴 불쾌한 행동거지를 견딜 수가 없었다.이제 에드워드가 내 실험을 방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이 실험이 뭐든간에.어쩌면 언젠가는 새롭고 신선한 방면으로 실험을 이끌어준 것에 대해 에드워드에게 고마워할 지도 모르겠다.그 날이 오늘은 아니다.



실험 8일째
10/24/2009
오전 10:30


이제야 실험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에드워드는 정원 저쪽 편에 있는 오두막으로 옮겨갔다.본인도 그걸 더 잘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본인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얌전히 있어야겠지.우리 모두에게 잘된 일이다.관리인이 이 곳에 다른 오두막이 하나 더 있다는걸 말하지 않았다는게 이상하다.


일련의 사태를 뒤로 하고,피실험자들과 통화하고 애스펜과 동영상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애스펜은 지금 녹화실에 앉아있다.마치 데이트라도 나가는 것처럼 화장을 진하게 하고서.애스펜의 금발머린 우아하게 곱슬거렸고 피부도 반짝이고 있었다.


- 맥스웰이 돌아왔어요.


그녀가 웃음지었다.


- 이상해요.


내가 말하자 가렛도 고개를 끄덕였다.에드워드가 빠지고나서 가렛과 난 파트너처럼 상의도 할 정도로 좀 더 가까워졌다.


- 대체 언제부터 애스펜이 맥스웰을 저렇게 신경썼죠?

- 결국 둘이 사귀기라도 하나보죠.



가렛이 씩 웃으며 대답했다.난 가렛에게 웃어주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과연 단순히 그것때문일까?그건 다른 행동 변화들을 설명할 수가 없다.


- 맥스웰에 대해 말해주세요.


내가 마이크로 말했지만,애스펜은 여전히 이상하게 웃으며 말해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



- 맥스웰만이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할수 있어요.저는 맥스웰의 보호자가 아닌걸요.전 누구의 보호자도 아니에요. 전기 작가도 아니고.하지만 어젯밤 우리끼리 나눈 얘기를 좀 듣고 싶어하는걸 알아요.이제 다시 당신 실험에 성실한 피실험자가 되어줄 준비가 됐단걸 알려주려고요.당장 시키실 일이라도 있나요,주인님?아니면 우리 계속 속궁합에 대해서 탐구하면 되나요?


전기가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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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30


나는 전기가 나간 타이밍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그녀가 그말을 하자마자 전기가 나가다니.날 주인님이라 부른 것 또한 생각거리였다.나를 빈정거리거나 나한테 반항하려고, 혹은 깔보는 듯 한 의도는 아닌 것 같았다.애스펜의 어조는 고르고 담담했다. 
대체 저 여잔 무슨 생각인걸까?



실험 9일째
10/25/2009
오전 10:30


오늘 아침 일어나보니 맥스웰이 애스펜과 태비사 사이에서 알몸으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일라이자도 그 방에 있었다.일라이자는 창가에 있는 소파에서 작은 담요를 덮고 자고 있었지만 말이다.피실험자들이 마구 벗어던진 듯한 옷들은 방에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맥스웰이 대체 그동안 어디있었는지가 이 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으로 떠올랐다.


어젯밤 말했듯이 이 실험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지난 4일간 원래의 논지의 맥락에 끼워맞추려고 노력해봤지만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났다.개떡같은 실험보조의 공헌도 있었고,합리적인 이유를 꽤나 벗어난 덕이기도 했고,불가피한 변화가 일어나는걸 막고 싶기 때문이기도 했다.


다만 한 가지만은 확실했다.두려움과 기억력 감퇴의 연관관계는 좀 더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빛을 잃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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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교수님, 이걸 읽고 계시다면, 제가 전문가다운 자세를 잃었다는걸 아실거에요.분석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로 한 제 결심이 확고해졌어요.피실험자들의 이상행동에 맞춘 방향으로요.피실험자들은 정말 반항적이에요. 저한테 숨기는 것도 많고 구린내가 나요. 한마디로,이 장소와 계속되는 공포심에 적응하고 있죠.이 실험의 진전을 가져다준 에드워드한테 고마울 지경이에요.제가 이런 약점들을 잊어버려 다행이에요. 다시 평소로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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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웰에게 전화로 연락해서, 몇 시간 동안 녹화실에서 얘기하기로 했다.맥스웰은 내게 집을 왜 떠났는지, 그리고 왜 돌아왔는지에 대해서도 말해주기로 했다.다른 피실험자들에게 그가 말한걸 발설하지 않는다는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지만 말이다.


여태껏 다른 사람들하고 얘기한게 딱히 없다는걸 생각해보면 좀 이상한 요청이라 생각이 들었다.이런 추정을 하는건 싫지만 가렛과 나는 에드워드가 이 일과 관련이 있는건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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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00

내가 전화를 한 덕에 피실험자들은 모두 일어나 준비를 시작했다.애스펜, 태비사, 맥스웰은 같이 샤워하러 들어갔고,일라이자는 또 다시 혼자였다. 일라이자는 다른 욕실에서 준비를 마쳤다.


다들 다른 방향으로 흩어졌다.맥스웰이 몸을 굽혀 일라이자의 귀에 뭔가를 속삭였다.
무슨 말을 했는지 일라이자를 불안하게 만든 것 같았다.일라이자와 인터뷰를 곧 해야할 것 같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든간에..이 사건들의 변화에 관해 일라이자 내부에서 일종의 질투심이나 괴로움이 있다고 믿고있다.어쩌면 진실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겠지.맥스웰 한 명에게선 모든 사실을 알아낼 수는 없을 것 같다.천천히, 그렇지만 확실하게 비밀을 벗겨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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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30

- 제가 이걸 말하는건 당신이 절 믿지 않을거란걸 알기 때문이에요.


맥스웰이 말했다. 태도가 매우 달라졌다.18살의 불확실함이나 성관계를 갈망하는건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물론 성관계 욕구야 채웠겠지만, 정말로 그 행위보다 맥스웰의 변화가 먼저 일어난 일이다.)그의 얼굴에선 생기가 가셨다. 눈빛도 힘이 없고 무거웠다.


- 여기 누군가 있어요. 정원에요.


맥스웰이 우리 표정을 못 본다는게 정말 다행이다. 난 웃음을 참지 못했으니까.


- 길고 검은 머리고.. 안경을 썼어요. 초록색 코듀로이 바지를 입고 박스 티를 입고다녀요. 거의 매일요.


맥스웰은 에드워드를 묘사했지만 한 가지가 걸렸다.

'매일?'


난 뒷뜰에서 그를 얼마나 자주 봤는지, 혹 그와 어떤 교류가 있었는지를 물었다.


- 여기 온지 3일째 쯤, 저한테 우물을 보여준 사람이에요. 아침 일찍요.그 땐 아무도 방을 같이 안 쓰고 있어서 방에 혼자 있었는데 창문으로 들어왔어요.제 꿈에 대해 안다고 해서 존나 놀랐죠. 정확히 알고 있었거든요.



믿을 수가 없었다.내가 아픈동안 에드워드가 지멋대로 행동했다는건 알고 있었지만 3일째부터 그랬다니?이러면 얘기가 달라진다. 굉장히 거슬린다.어느정도 이미 조사는 끝냈지만 말이다.어떤 일이든간에 이미 처리된 일이다.


나: 어떤 우물을 보여줬죠?카메라에는 우물이 보이지 않아요. 3일째 오후에 다른 피실험자들과 같이 갔던 곳이 거긴가요?


맥스웰: 아뇨. 그 사람이 다른 사람들을 데리고 오라고 했던 곳이에요.거기 갔더니 로즈우드 저택의 역사에 대해 말해주더라구요.그냥 살인사건이 아니라 다른 얘기가 더 있다고 했어요.근처에 있는 마이크 하나를 덮는걸보니 마이크 설치된 것도 확실히 알고 있는거 같았어요.그 사람이 여기 있다는걸 당신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았어요.


우린 조용히 앉아있었다.내가 알아야할 게 더 있다. 동영상 인터뷰만으로는 알 수 없는 뭔가가 훨씬 더 있다.이제 직접 대면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이제야 왜 나한테 오라고 했었는지 알 것 같다.난 죄책감을 느꼈다.피실험자들은 무서웠을텐데.물론 그게 목적이긴 했지만 이렇게는 아니었다.측정된 만큼이었어야하는데 이건 그냥 혼란스러운 공포심일 뿐이다.


나: 그동안 어디있었던거에요?


맥스웰: 안경 쓴 남자가 자기 친구를 데려왔어요. 왠지 모르겠지만 그냥 그 사람을 따라 숲에서 나갔었죠.패트리샤, 미안하지만 다른 건 말해줄 수 없어요.


나: 왜죠?


맥스웰: 전 당신을 신뢰할 수가 없어요. 당신은 어디에 있죠? 당신은 누구에요..?


나: 알았어요. 어쩔수없죠. 곧 당신들을 만나러 갈게요.


가렛이 걱정거리를 늘어놓는걸 들을 필요가 없다. 나도 이미 생각하고 있으니까.하지만 우리가 가는 방향이 이렇게 된 이상,끝날 때까지는 이 실험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실험 10일째
10/26/2009
오전 8:00



피실험자들에게 오늘 로즈우드 저택에 도착할 것이라고 알렸다.아마 슬그머니 숨겨뒀던 차로 가서 타고 가는게 제일 나을 것이다.걸어서 가면 의심을 사겠지.우리가 실험 내내 여기 저택 근처에 있었다는 걸 들키면 실험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에드워드가 여태까지 모든 것을 형편없게 만든 것을 맥스웰이 확인시켜줬지만 적어도 우리 자리를 걷어차는건 그만둔 것 같다.

이제부터는 로즈우드 저택의 분위기를 전환시키는게 중점이다.나는 내가 없는동안 가렛에게 관찰한 모든 것을 문서화해서 포스트하라고 맡겼다.


사실 이건 오히려 메타분석을 위한 특별한 기회다.다시 말해, 피실험자들과 어울리는 보조자의 분석이다.나는 이제 모든 것을 내 통제 내에 둔 상태로 돌아올 것이고 이 실험은 좀 더 높은 곳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이제 나는 로즈우드 저택으로 떠난다. 내가 돌아올때까지 기록은 가렛이 대신할 것이다.피실험자들과 적어도 하룻밤은 보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실험을 떠나, 내가 진심으로 그들을 걱정하고 있다고 믿게 해주려면 말이다.
가렛이 기록하는 역할을 잘 해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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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10


온라인 백업에 올린 뒤 이 글은 바로 삭제할 것입니다.저는 가렛입니다.패트리샤 흄은 보이는 것과는 달라요.우리가 아직 패트리샤를 믿고 있을 당시 우리 휴대폰을 패트리샤에게 맡겼기 때문에 연락할 방도가 없습니다.모든 인터넷 접속을 차단시켜버렸어요. 이 파일들을 온라인으로 백업하는 것만 빼고요.이게 큰 실수지만요.

패트리샤가 떠난지 30분 정도 됐습니다.여기 저장해둔 글을 좀 읽어봤는데 여기 써놓은 개소리를 믿을 수가 없네요.에드워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패트리샤는 실험 4일째와 5일째 잠을 잔 것도 아니구요.

게다가 로즈우드 저택에 다시 운전해서 갈 생각도 없었어요.저는 패트리샤가 도구를 넣어두는 오두막에서 절단기랑 뾰족한 막대기를 꺼내는걸 봤어요. 에드워드를 쇠지렛대로 쳐서 기절시킨 다음에요.

전 에드워드의 머리에 난 심한 상처가 괜찮을지 걱정이 돼요.에드워드는 뭔가 이상하단걸 저보다 빨리 눈치채고 맥스웰을 도망치게 도와주려고 했거든요.

관리인의 도움도 받았죠.맥스웰은 왜 도움을 받지않고 다시 돌아온건지..대체 왜 돌아온건지..관리인이 분명 마을에 가는 길을 알려줬을텐데요.하지만 지금 더 중요한건 따로 있습니다.패트리샤가 그 도구들로 차를 망가뜨린 것 같아요.


에드워드와 같은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아무것도 모르는 척하고 패트리샤의 비위를 맞춰줄 수 밖에 없어요.이 파일을 업로드하고 지운 다음에 전 일상 보고서를 작성할 것입니다.패트리샤가 의심하지않게요.어떻게 돌아온진 모르지만 뭘 가지러 다시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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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30

패트리샤가 걸어서 로즈우드 저택에 도착했습니다.피실험자들에겐 돌아오는 길에 차가 고장났다고 알렸으니 왜 패트리샤가 차를 타고 오지 않았냐는 의심은 하지 않을거에요.
패트리샤는 어디서 났는지 모를 술 몇 병을 들고 갔어요.어찌됐든 좋은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피실험자들은 패트리샤에게 좀 냉담하게 굴었거든요.


아마 오늘밤엔 이 서먹서먹함을 좀 없애고 다시 대화의 창을 열 수 있을 것 같아요.업데이트 되는 내용이 있으면 계속 기록하겠습니다.





실험 11일째
10/27/2009
아침 6:55



패트리샤는 우연히 카메라나 마이크가 닿지 않는 곳에 맥스웰과 간 것 같아요.8번 침실에 설치된 카메라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아요.공교롭게도 그 방이 패트리샤가 성관계를 하는 곳으로 정한 방이었죠,

이것에 관해 패트리샤에게 연락하려고 했는데 제게 휴대폰 하나를 남겨주는걸 깜박했나봐요.패트리샤가 제게 먼저 연락하지않는 이상 연락할 방도가 없어요.어젯밤 다들 엄청 취한 다음에 애스펜은 저택을 돌아다니며 방 여기저기를 둘러봤어요.한쪽 슬리퍼만 신고 갈색 병 하나를 들고 있었죠.방 하나에 들어가 침대에 눕더니 창문으로 갔다가 다시 다음 방으로 넘어갔어요.패트리샤 방에 들어갈 때까지 계속 했어요.카메라가 꺼져서 그 방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진 모르지만 애스펜은 다른 방에 모습이 보이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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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30

일라이자가 로즈우드 저택에서 나오는걸 카메라로 보고 있었어요.그가 점점 우리 오두막에 다가오는걸 말이에요.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지만 대답하지 않았어요.닫힌 문 너머로 낮게 일라이자가 "주인님?"이라고 불렀지만요.


다른 사람들은 다시 술에 취해 있었어요.피실험자들의 신임을 얻기 위한 패트리샤의 전략이 꽤나 성공적이었죠.이젠 정말로 그녀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거실에 다들 앉아있는데 차례로 무슨 의식이라도 치루듯 패트리샤 이마에 키스를 하더군요.




실험 12일째
10/28/2009
오후 3:30



또 술에 취했어요. 음란행위도 하구요. 중요하진 않지만요.일라이자는 뜰을 돌아다니며 나무 몸통에 뭔가를 새기고 있어요.그게 뭔지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태비사는 욕실에서 머리카락을 한 올씩 뿌리채 뽑고 있었어요.애스펜은 가위를 들고 있었죠. 이제 거의 머리카락이 남아있지 않아요.한 쪽엔 하도 두피에 가깝게 잘라서 상처가 나 피가 흐르기 시작했죠.



실험 13일째
10/29/2009
오후 5:40



또 취했어요.대체 패트리샤가 얼마나 술을 가져간건지도 모르겠어요.미리 이걸 다 계획한걸까요?만약 그렇다면 천재네요.나쁜뜻으로 천재라는게 아니라 좋은 뜻으로 말한거에요.일라이자를 제외한 모든 피실험자들이 패트리샤 손바닥 안에 있어요.


피실험자들은 여전히 마이크와 카메라에 대해선 의심하고 있어요.이것도 패트리샤의 계획 중 일부라고 생각하고 있어요.아마 신뢰를 다시 쌓으려고 그러는걸거라 생각해요.제가 이 실험의 변화를 잘 모르겠다는 것 하나는 확실해요.두려움을 주입시키기로 한건 그만둔 것 같아요. 다른 방법론도 다 버린 것 같은데..패트리샤를 비판하는게 아니라 그저 객관적인 인식이에요.저는 패트리샤의 결정과 접근 방법이 무엇이든 간에 신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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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8:40

패트리샤와 맥스웰이 숲으로 들어갔어요.저는 카메라를 통해 그들을 쫓았지만 우리 오두박 반대편 뒷뜰에서 놓쳤어요.전 기다리고 있었죠.그 와중에 고통스러워보이는 일라이자가 녹화실로 오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 오늘 밤. 12시.

오늘밤 자정에 저와 얘기하고 싶단 뜻이겠죠.아니면 오늘 밤 무슨 일이 일어난단 뜻일지도 모르구요.어느 쪽인지는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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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0:15

그들이 에드워드를 데리고 있어요.맥스웰과 패트리샤가 로즈우드 저택을 향해서 에드워드를 땅바닥에 질질 끌고 갔죠.에드워드는 움직이지도 않았고 상체가 묶여있었어요.그들은 에드워드를 저택 안으로 끌고 가더니 계단 근처에서 자취를 감췄어요.모니터로는 어디서 어떻게 되어가는건지 보이지가 않네요.





실험 14일째
10/30/2009
밤 12:15



저는 일라이자와 대화를 좀 나눴어요.우리가 모르는 지하실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패트리샤가 거길 맥스웰에게 보여줬구요.일라이자는 여자애들이 위협당해 겁에 질린건지 아니면 그 망할 년과 잘맞는건지 모르겠대요.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듯 행동하고 있죠.


- 그 사람을 여기로 끌고 왔어요.패트리샤랑 맥스웰은 그 사람을 아는 눈치였어요.
그 사람 머리에 큰 핏자국이 있었어요.

저는 누가 보기 전에 일라이자에게 얼른 가보라고 했어요.이 로즈우드 저택을 위해, 그리고 제 자신을 위해 힘든 결정을 해야했어요.저는 문을 잠그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어요.도움을 받아 나갈 수 있을 때까지는 이 오두막에서 어떻게든 버텨내야죠.패트리샤가 차를 고장냈으니까 도망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전 그들이 관리인한테 무슨 짓을 한건지도 모른다구요.한 가지는 확실해요.전 순순히 당하진 않을거에요.



실험기록 15-19일치는 완전히 비어있는 텍스트 파일이에요.이걸 누가 받았든지 간에 파일에 손댄 것 같네요.뭘 지웠든 내용을 바꿨든간에 일단 계속 업로드 할게요.이걸 읽을수록 USB 안에 있는 내용을 감당하기가 힘들어져요.이건 대체 누구 것일까요..? 전 이 USB를 어떻게 해야하죠..?







실험 20일째
11/3/2009
오후 2:15



가렛은 역할에 충실히 임해줬다.마침내 로즈우드 저택 지하실에서 그의 오랜 친구 에드워드와 만났지. 이제 내 장비들을 저택 안으로 옮길 예정이다.실험의 마지막 단계가 준비되었다.


피실험자들도 마지막 단계를 위한 조건에 맞춰졌다.맥스웰은 오래된 우물을 파고 있고, 애스펜은 동그란 돌을을 입에 넣는걸 좋아하게 됐다.일라이자만이 쉽지않지만 태비사가 이제부터 말썽쟁이 이 녀석을 돌보고 있으니 일라이자도 곧 준비되겠지.


교수님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아마 궁금해하실겁니다.예상했던 대로 가렛이 우리의 세션을 묘사하는데 실패했어요.저는 내일 우리 피실험자들과 변화에 대해 얘기하려고 합니다.전체적인 요약이 될 것 같아요.저는 가설이 맞다는걸 백 번은 더 확신합니다.거대한 양의 공포가 정말로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건지 기억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요.


실험 21일째
11/4/2009
아침 7:30


어젯밤 밝고 따뜻한 방 안에 있는 꿈을 꿨다. 창문은 열려있었고 하늘은 맑았다.모든게 조용했다. 나만 빼고.나는 침대에 앉아서 통제가 안 될 정도로 울고 있었다.내 볼은 젖어있고, 눈물은 내 무릎에 떨어지고 있었다.엄청난 죄책감이 느껴진다.따뜻하고 아름다운 이 방을 암담한 기운이 방해한다.내 안에서 뭔가 잘못되었다.그게 뭔지 알아내는 데에 가까이 갈때 나는 일어나서 다른 방으로 갔다. 여전히 꿈 속에서 말이다.이게 오랜시간 계속됐다.


일어났는데도 내 얼굴이 아직 젖어있다. 눈물은 좀 그쳤지만 여전히 떨어지고 있었다.깨어있는 상태에서도 이렇다니, 왠지는 모르겠다.태비사와 애스펜은 내 방 소파에서 둘이 껴안고 자고있다.진짜 방은 내 꿈에 나온 방과 전혀 같지 않다.여긴 춥고 어둡고, 벽에는 흉측하고 무서운 표정의 검은 가면들이 걸려있으니까.


애스펜은 왜 머리를 훼손한걸까?태비사는 머리카락이 아예 없다.모근이 뽑힌 자리에는 빨간 얼룩점만 남았을 뿐이다.

내가 고른 피실험자들이 아니다.확실히, 이건 내가 계획했던 것이 아니다.아무리 애써도 원래 이 실험이 뭘 증명하려던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내가 세웠던 가설이 뭐였지? 그저 다 환상이었나?


대체 나는 왜 지금 저택에 있는걸까, 오두막이 아니라..난 일어나서 이 노트북을 찾았고 내가 글을 쓰고 있었단걸 기억해냈다.그런데 내 실험보조들이 어디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속으로 그들의 이름을 불렀을때, 내 스스로 마음 속 문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느낄 수 있다.그들의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내 기억 속에는 대충 어떻게 생겼는지는 기억난다.마치 살해 장소에 분필로 그려진 윤곽선같다. 다른 사람의 기억 속에 있는것 같이..


그 무엇보다도.. 끔찍한 목소리가 뭔지 알고 싶다.마치.. 화난 사람들이 가득찬 연회장이 내 방 밖에 있는 것만 같다.이 저택 가득히 말이다.나는 막연히 내가 대답해야되는 의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들은 날 원하는걸까?내게 남겨진 선택은 하나뿐인 것 같다. 나가서 대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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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15

맥스웰이 우물을 파는걸 끝냈다. 그리고 마침내 나를 찾아냈다.이 저택의 장엄한 외침을 들었어야 하는데! 마치 날 반기는듯 했다.애스펜과 태비사는 내 주변을 돌며 팔짱을 끼고 춤을 추고 있다.우리는 가렛과 에드워드가 지하실 천장에 매달려서 발버둥치는걸 보고 있다.그 둘은 아직 살아있다.그 둘이 몸부림을 칠 때마다 태비사와 애스펜이 내 노래를 불러주는게 얼마나 재밌는지 모른다.


"돼지는 매달려서 말려야지

흰자위가 눈을 채울테지

목은 잘라서 젖혀놓아야지

살펴봐야할 세상을 위해

우린 이제 안다네

이젠 이유를 알지

우리의 진주는 돼지안에 숨겨져 있단걸"


나는 애스펜의 밝은 미래가 보인다. 그녀도 곧 알게 되겠지.조숙한 아이. 크게 보상받을 것이다.오래 전부터 애스펜은 여기 주인이 있다는 걸 알았다.그리고 이제 내가 진짜로 왔다.



실험 22일째
11/5/2009
오후 3:30



우리는 일라이자 이 새끼를 찾지 못했다.쓸데없이 똑똑해서는 지가 죽을 때가 됐다는걸 알았을지도 모른다.아마 지하실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를 듣고 알았을지도 모르고.순진해빠진 25살짜리도 고문을 받는 남자의 비명소리와 죽음에 임박해 있는 남자의 무의식적인 비명소리는 구분할 수 있을것이라 확신한다.

여전히 태비사는 조금 실망스럽다. 흉강을 찌를 때 칼날을 너무 높이 들지 말라고 했건만.털끝같이 작은 실수도 완벽한 장난감을 망쳐놓을 수 있다.그리고 에드워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이지.어찌됐든, 에드워드가 죽어버리더라도 여전히 가렛이 남았지만.

맥스웰은 이상하게도 낙담해있다.다른 여자애들과 달리 이 실험에 응답하지 않아 걱정스럽다.맥스웰은 이미 그의 목적을 수행했다.일라이자를 해가 지기 전까지 찾지 못한다면 맥스웰을 목매달아 죽여야겠다.



실험 23일째
11/6/2009
새벽 2:00



꿈에서 엄마를 봤다. 다시 따뜻했다.우린 여름에 실외에 있었고, 모든 게 좋았다.아마 내가 5살 쯤 된 것 같았다.놀이터에서 엄마는 그네를 밀어주고 있었다.다른 아이들도 웃으면서 자기네들 부모들과 놀고 있었다.그리고 난 잠에서 깼다.


나는 끔찍한 고통 속에 일어났다. 내가 내 손톱으로 내 살을 파내고 있었다.내 팔을 하도 긁어대서 피부가 상해있었다.난 꿈을 계속 꾸고 싶었다.그 꿈 속에서 살고 싶었다. 더이상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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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00

일라이자는 정말로 교활한 돼지새끼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똑똑한 녀석이다.일라이자는 여기서 죽은 모든 이들의 이름을 나무에 새기고 있었다.의식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는걸까?아마 도서관에서 정보를 뒤진 게 틀림없다.거기 어딘가에 에드먼드 가의 딸내미가 날 방해하기 위해 뭔가 숨겼다.여전히 그저 바보 같은 게임 그 이상도 아니지만 말이다.

난 이제 그들의 영혼을 느낄수 있다.내 마음 속의 주인님을 탐색하려고 하고 있지만 난 그가 내 안에 항상 살고 있길 바란다.내게서 로즈우드 저택을 빼앗아 가려는 자들과 필사적으로 싸울 것이다.

일라이자 그 개ㅅㄲ에겐 죽음조차 아깝다.



실험 24일째
11/7/2009
새벽 5:00



인터뷰 날이다. 더 이상 박살날 과학적 근거도 없지만 어느 방면으론 큰 도약을 이뤘다.
이것이 여태까지 이뤄낸 우리의 업적의 최종 결과물이다.우리는 지금 모두 지하실에 유치원생들처럼 동그랗게 앉아있다.내 원래 실험이 전반적으로 부족하다는걸 알아채기엔 내 생각이 너무 짧았다.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발견이다. 주인님 때문에 기록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피실험자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한마디씩 할 예정이다.자신이 원래 어떤 사람이었지는 잊어버린것 같지만 이게 바로 진정한 성공이다. 단기간내에 이렇게 큰 진전을 보여주다니.예전에는 정말이지 가여운 영혼들이었거늘.지금은 로즈우드 저택의 충실한 하인이 된 것을 보아라.


여기 기록하건대,내가 그들에게 "우리가 이룬 성공에 대해 주인님께 고하라" 했다.


가렛: 지옥에서 썩어라,개ㄴ아.


- 노트: 능변이지만 진부해. 난 이 새끼를 제일 좋아하지만.


애스펜: 음음.. 암..음음음..


- 노트: 오늘 아침 부엌에서 칼로 혀를 스스로 자르라고 명령했다. 애스펜은 주저없이 명령에 따랐다.


진정한 군인이야.


태비사: 우물이 깨끗할 때

우린 모두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었지

궁핍한 세상의 소음을

날려버리는 목소리를


-노트: 이젠 노래를 부르면서 춤도 추고 있다. 재밌는 애야. 살려둘까봐.


일라이자: .....


-노트: 어떤 하인들은 집안을 위해 희생되어야만 해. 이게 죽은 사람이 남긴 대답이야.
우리가 정원 삽으로 일라이자의 몸 안을 퍼낼 때 그가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면 말이지.아마 우리가 그의 몸 속에 응징의 씨앗을 심었다고 할 지도 몰라.




실험 25일째
11/8/2009
오후 6:30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불굴의 용기를 가진 자만이 로즈우드 저택에 쓰일 수 있다.솔직히 피실험자들을 처음 관찰할때는 의심하였다.우리는 피실험자들 중 아무도 이 실험적 변화를 거쳐 진정한 하인으로 거듭날거라 생각하지 않았다.우리의 실수였으나 당신을 위해 이렇게 기록을 남길 수 있어 기쁘다.


난 종종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누굴까 궁금해진다. 우리가 여기 기록해 온 용감한 피실험자들처럼 당신에게도 대망을 불러 일으키는가?간사하기 짝이 없는 샌더밸 박사는 이미 인내심이 바닥났겠지.분명 이 파일을 누군가에게 떠넘겼을거야.처음부터 우리 실험에 신경이나 썼을까?신경쓰는 거라고는 우리가 교수실 찾아갈 때마다 얼마나 빨리 우리 팬티를 벗길 수 있을까 뿐일텐데


나는 주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패트리샤이기도 하다.그리고 우리는 모든 것을 기억한다. 모.든.것.을.

난 지금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걸까?알고싶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내면에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뭔질 알고싶다.그 싸구려 표면들 속 깊고 어두운 곳에 당신이 뭘 숨기고 있지?


우리가 맥스웰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알려줄까?맥스웰은 나에게 덫을 놓으려 했어. 뱀 같은 새끼.결국 그런 짓을 할 줄 알았다.처음 관리인을 죽이고 주인님을 만족시켜드렸을 땐 다들 맥스웰을 영웅처럼 생각했지.하지만 우린 그 때부터 그 놈을 지켜봐야한단걸 알았어.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놈이었지.애스펜과는 달라. 맥스웰은 애스펜의 발 끝에도 못 미치는 새끼야.


벌로 우리는 맥스웰을 길들였어.접을 수 있는 접이식 의자를 접듯이.팔다리를 부러뜨리고 작고 예쁜 상자처럼 접어버렸어. 그리고는 우물 안에 넣어버렸지.그 놈은 아직 살아있었어 아마 지금도 살아있을지도 몰라. 그렇게 깊은 곳은 아니거든.아직도 거기서 비명소리나 질러대고 있는지 확인해봐야겠어.죽은 거미처럼 팔다리가 구겨져선 말야.




실험 26일째
11/9/2009
새벽 2:30



난 지금 꿈을 꾸는걸까? 따뜻함이 느껴진다.밖은 완전히 새카만데 꿈 속의 따뜻함이 내 안에서 느껴진다.나는 부모님의 얼굴을 봤다.

엄마, 아빠. 만약 이걸 보고 계신다면, 사랑해요. 정말 사랑해요.이걸 보고나면 다신 절 사랑하지 못하실거란게 너무 괴로워요.제가 매순간 싸우고 있다는걸 알아주세요.


하느님,제발 이게 현실이 되게 해주세요.제발 이게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끝내고 싶어요.이 장소가 어떤 곳인지 모두에게 알리고 싶어요.애스펜과 태비사는 가버렸어요. 그렇게 보내서는 안됐는데..전 확실하게 알기 위해 노력하고 계속해서 싸워왔어요. 이제야 마침내 그들이 얼마나 가여운 존재들인지 알게 됐죠.제가 그들의 삶을 끝내야해요.


적어도 태비사는 그러길 원했어요.제가 칼을 치켜들자 고마워하는것처럼 보였죠.제가 찌르지 못했다면 자기가 스스로를 찔렀을 것처럼 가슴을 찔렀어요.애스펜은 좀 힘들었어요.쥐새끼처럼 저에게 달아나려고 몸부림을 쳤죠.도망쳐 달리면서 그 차콜색 눈으로 뒤돌아 보더라구요.


저는 애스펜에게 주인님이 원하시는거라 말했어요.주인님이 모든 걸 끝내고 싶어하신다고요.


이게 꿈이 아니었을까요?만약 사실이 아니었다면 이런건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았겠죠
하지만 전 아직도 저 여자를 보고있어요.저 여자를 따라 우물로 가는 길엔 차가운 바닥이 내 발에 느껴졌어요.점점 메스꺼워서 구역질을 쏟아낼 것 같았지만 저 여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고 있었어요.그 여자는 마지막 숨을 내쉴 때까지 둥글고 매끈매끈한 돌을 입에 쑤셔넣고 있었거든요.마지막까지 군인다웠어요.


그리고 지금은 사이렌 소리가 들려요. 자장가에요.제가 방금 마신 이 표백제들과 함께 제가 잠들 수 있게 노래를 불러주고 있어요.이 실험의 하찮았던 시작이 기억나요.전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려는 열정을 가지고 좋은 의도로 시작했죠.하지만 제가 발견한거라고는 아주 깊은 틈이에요.사랑, 증오, 종교, 의심, 두려움 따위로 필사적으로 채우고 싶어하죠.전 영혼 안에 있는 우물 속을 봤어요. 끝이 없고 부패할 수 있는 것이죠.


제가 누구에게 이 말을 하고 있는걸까요?제가 뭘 알고 있을까요..저는 제 안에서 붕괴가 언제 시작됐는지조차 말해줄 수 없어요.여기 도착하기도 훨씬 전인걸요.그게 저를 이 곳으로 이끌었어요.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전 더이상 이 세상에 있을 곳이 없어요.처음부터 있을 곳이 없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적어도 지금은 제 안의 따뜻함을 느끼며 죽을 수 있어요.제가 진짜 누군지, 제가 뭔지 알고 죽을 수 있게 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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